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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부심, 걷기부심- 입학식 환영사

2026년 입학식이 지난 토요일 있었습니다.
새식구들 환영합니다.
함께 잘 살아보아요~^^

아래는 이사장님 인사말입니다.
지난달 신욱이와 은서 졸업식에서 실상사작은학교의 자부심으로
“똥부심”, “걷기부심”, “농사부심”을 말씀하셨는데요.
이번 입학식에서도 똥부심과 걷기부심을 주제로 환영 인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감동적인 똥부심, 걷기부심의 입학식버전 한번 읽어보시죠~^^

 

2026년 실상사작은학교 입학식 인사말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입학식에서 저는 우리 학교의 자랑, ‘똥부심’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입 양육자도 계시니, 똥부심 이야기를 잠깐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애물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생태 뒷간을 함께 씁니다. 친구들이 싼 똥이 차곡차곡 쌓여 산을 이루고, 그 냄새가 섞여 하나의 냄새가 됩니다. 내 것만도 고약한데, 모두의 냄새가 더해진 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숨 쉬며 살아갑니다.
처음엔 코를 막고 싶고, 얼른 나오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다 보면 어느 순간 함께 산다는 것은 좋은 것만 나누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로의 서툶과 힘듦, 불편함까지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감당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그렇게 낯설던 냄새가 익숙해지고, 불편했던 마음이 이해로 바뀌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집니다. 버겁던 순간이 배움이 되고, 불편함이 성장으로 바뀌는 경험. 그 현실적이고도 유쾌한 기적을 우리는 ‘똥부심’ 이라고 부릅니다.
이번에는 우리의 걷기 부심, 세상 보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 길을 함께 걷는다는 것은 내 발걸음만 신경 쓰는 일이 아니라, 옆 사람의 숨소리까지 듣는 일 같습니다. 나는 빨리 가고 싶은데 누군가는 천천히 걷습니다. 나는 아직 힘이 남았는데 누군가는 다리가 풀립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느려?”, “왜 이렇게 급해?” 누군가가 묻습니다. 아직 멀었느냐는 질문이 반복되면 힘이 빠지기도 하고 은근히 짜증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는 나보다 조금 더 힘든 친구의 보폭에 맞춰 속도를 늦춥니다. 뒤처지지 않도록 기다려 주고, 물 한 모금을 건네며 조금만 더 가보자고 말합니다.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줄 알았다가 함께 가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들을 경험합니다. 그것이 세상 보기입니다.
처음엔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왜 이 고생을 사서 하지?’ 싶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고개를 들었을 때 펼쳐지는 풍경에 함께 “와!” 하고 터뜨리는 감탄, 대가 없이 내밀어지는 손길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웃는 순간을 우리는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의 걸음이 추억이 되고, 고생이 이야기거리가 되고, 힘듦이 우리를 묶어 주는 매듭이 되는 기적은 걷는 시간이 고달프다는 생각에서 걷는 시간이 고맙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자라납니다.
힘들 때 기댈 어깨가 있고, 넘어질 때 붙잡아줄 손이 있고, 어느 날 문득 내가 누군가의 속도에 맞춰 발걸음을 조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세상보기, 걷기부심인 것 같습니다. 앞서서 자랑하는 부심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 가는 부심. 빨라서 생기는 자부심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아서 생기는 자부심. 그런데 시야가 달라집니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누군가도 같은 돌부리에 걸려 있었고, 나만 두려운 줄 알았는데 누군가도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세상을 판단하는 눈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는 눈을 갖는 일입니다.
우리의 배움은 세상 밖에서 따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깊이 바라보는 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눈을 조금씩 키워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경쟁의 트랙 위를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길을 내며 걷는 순례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 길에는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양육자 여러분도 이 길의 동행자입니다. 어쩌면 그냥 아이를 작은 학교에 입학시켰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단지 실상사작은학교의 양육자가 아니라 산내 마을의 명예 주민이 되고, 실상사 공동체의 식구가 되어 가는 분들입니다.
학교의 양육자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새 식구로 오신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물코처럼 촘촘하게, 그러나 걸림 없는 바람처럼 설렁설렁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만 함께 자라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배우고, 함께 기대고, 함께 웃으며 나아가는 그런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식구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계신 우리 식구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jakeun20011

실상사 작은학교

글쓴이 & 올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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