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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앞둔 학기

여름방학을 앞둔 학기 마무리주간에
숲의 철학자로 불린다는 분이
학교에 와서 특강을 해주셨다.
우리는 전날 9시 반까지
학교에서 촉촉한 밤을 보내고
또 아침에 등교하여
땀 나게 대청소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 우리도 2시간 가까이를
깨어 집중할 수 있게 할 만큼
흥미롭고 울림 있는 강의였다.

대나무는
숲의 가장자리에서
자란다고 한다.

숲의 가장자리는
빛과 양분이 풍부한 동시에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가장 센 바람을 맞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나무는 잎은 좁게 내고
속은 비우며
매우 빠른 속도로 자라서 살아남는다.
숲의 가장자리라는 환경은
대나무가 싹을 틔우고
생명을 피워낼 수 있게 해주는
선물 같은 조건이자
경쟁과 바람 같은 역경을 만나게 한다.
대나무는
그 역경을 끌어안으며
대나무로서의 자기 생명을
피워내는 것이다.

대나무만이 아닌 모든 식물이 그러하며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리 각자는 자신이 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골라 이 세상에 왔고
동시에 모두는 각각의 어려움과 과제를 가진다고.
이어서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선물과 과제를
모두 기꺼이 온 몸과 마음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마무리로 강의가 끝이 났다.

나는 작은학교가
이렇게 삶을 사랑해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
나 또한 이런 관점으로
학생들과 동료 배움지기들
그리고 내 자신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우리 각각이 가진 빛과 생명력을 발견하고
피워내기를 함께 애쓰는 것.
같이 부대껴 살면서
각자의 어려움과 과제가 충분히 드러나고
그것을 마주하고 겪어내는
시간 동안 곁에 있어주는 것.

이를 위해서 나는 질문하고
귀 기울여 듣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학교생활의 순간들이 힘에 부칠 때도 많이 있지만
생명의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곳에서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

jakeun20011

jakeun20011

글쓴이 & 올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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