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되니 먹을 게 주변에 많이 보인다.
추석 즈음부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밤이다.
산골에 살다 보니
어느 날 길을 걷다 보면
문득 발길에 밤이 구른다.
밤을 보면 벌써 가을인가 싶다.내 고향 임실은 감이 좀 많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갖가지 맛있는 감이 아니고
아무 때나 따먹을 수 있는 단감도 아니고
감 한쪽에 먹물이 든 먹감이 많았다.
나무 하나에 주렁주렁 흥부네집 자식들보다
더 많이 대롱대롱 메 달린 먹감이 참 많았다.
작은 동산이나 밭가에
이런 감나무가 많아서
먹을게 없던 시절
땡감 때부터 그 떫은 감을 베어 먹곤 했다.
떫은 감도 베어서 먹다 보면 맛이 있다.
목이 메이면서도 입에 넣고 씹다 보면
배가 고파서 일까?
그 떫은 감도 나름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러다 조금 지나면 그 무수한 감들 사이에
좀 높은 곳에서 부터
홍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작은 가지로 옮겨 타고 올라가다가
그 높은 곳에 손을 간신히 뻗어
조금 말랑한 홍시라도 잡을라 치면
그 말캉한 느낌이 어느새 나를 사로 잡았다.
그렇게 따 가지고 내려와
나는 그 감홍시를 차마 먹지 못하고
집에 할머니 한테 향했다.
이가 없는 할머니는 감홍시를 참 좋아 하셨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갖가지 맛있는 감이 아니고
아무 때나 따먹을 수 있는 단감도 아니고
감 한쪽에 먹물이 든 먹감이 많았다.
나무 하나에 주렁주렁 흥부네집 자식들보다
더 많이 대롱대롱 메 달린 먹감이 참 많았다.
작은 동산이나 밭가에
이런 감나무가 많아서
먹을게 없던 시절
땡감 때부터 그 떫은 감을 베어 먹곤 했다.
떫은 감도 베어서 먹다 보면 맛이 있다.
목이 메이면서도 입에 넣고 씹다 보면
배가 고파서 일까?
그 떫은 감도 나름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러다 조금 지나면 그 무수한 감들 사이에
좀 높은 곳에서 부터
홍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작은 가지로 옮겨 타고 올라가다가
그 높은 곳에 손을 간신히 뻗어
조금 말랑한 홍시라도 잡을라 치면
그 말캉한 느낌이 어느새 나를 사로 잡았다.
그렇게 따 가지고 내려와
나는 그 감홍시를 차마 먹지 못하고
집에 할머니 한테 향했다.
이가 없는 할머니는 감홍시를 참 좋아 하셨다.
감 하면 나에게는 그보다 먼저 떠오른는게
우리집 뒤에 있던 쭈시감(수수감)나무다.
집 뒤에 고샅을 벗어나
서어나무등성이(우리는 그곳을 ‘써남덩’이라 불렀다)를
접어드는 길가에 그 수수감나무가 있었다.
모양이 네모나게 생겼는데
감홍시가 되면 얼마나 맛이 달고 단 물이 많이 흐르던지
우리 동네 사람들은 누구나
그 감홍시를 한번 먹어보고 싶어 했다.
아버지는 그 아래에 아무나 감나무에 오를 수 없게
찔레나무를 꺾에다가 묶어 놓으셨다.
나는 어릴적 (국민학교 4~6학년때 였을 것 같다)
수수감나무에 감이 익어가면
찔레가시를 피해 나무에 올라 가장 위에 있는 곳 까지 올라
먹음직한 감홍시를 따서 내려오곤 했다.
이 역시 따서 내려오는 즉시
나는 할머니에게 갖다 드리면
할머니는 맛있게 드셨던 것 같다.
나는 그게 좋았다.
할머니에게 무언가 맛있는 것을
갖다 드릴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다.
그 기억으로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집 마당 한켠에
집을 지을 때 감나무를 심었다.
몇 년이 지나 그 감나무에
다시 감홍시가 열린다.
그런데 그 감홍시가
내 어릴적 그 수수감나무 감 만큼은 아니어도
(기억의 왜곡일까? 그정도 맛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이 맛이 월등하다고 하는
감홍시가 열린다.나는 지금도 감홍시를 따면 망설인다.
그리고 바로 먹지를 못한다.
어릴적 할머니를 생각하며 따던 그 기억이
아직도 나에게 남아 있어서 일게다.
왠지 맛있는 감홍시는
내가 먹어서는 안될 것 같다.
나는 땅에 떨어지거나
새가 쪼아서 한쪽이 파였거나
모양이 이상한 감홍시면 내가 먹는다.
그리고 바로 먹지를 못한다.
어릴적 할머니를 생각하며 따던 그 기억이
아직도 나에게 남아 있어서 일게다.
내가 먹어서는 안될 것 같다.
나는 땅에 떨어지거나
새가 쪼아서 한쪽이 파였거나
모양이 이상한 감홍시면 내가 먹는다.
얼마전에는 정말 크고 예쁜 감홍시를 땄다.
그런데 그 감홍시는 차마 아까워 못먹고
아끼다가 어찌 될 것 같아서
생각 끝에 스님께 갖다 드렸다.
내가 젤 좋아하는 스님,
나를 지금 이 길로 이끌고 계신 스님께는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드리고 싶었다.스님께 드리니
합장 하시고 “잘 먹겠습니다” 하신다.
합장 하시고 “잘 먹겠습니다” 하신다.
순간 내 마음이
어린시절 할머니한테 드리던
그 때로 돌아가 한없이 행복해졌다.


